Pacifichem 2025
뉴스 · 2026-01-16 · 조회 86
1. 학회 개요
Pacifichem 2025는 미국화학회(ACS), 일본화학회(CSJ), 대한화학회(KCS)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화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권위 있는 대규모 국제학술대회로, 5년마다 개최된다. 2025년 12월 15일부터 20일까지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개최된 이번 학회는 화학, 재료, 바이오 융합 분야의 세계적 연구자들이 참여하여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기술적 교류를 이어가는 장이었다.
본 연구자는 "Bringing Order to Disordered Polymer Gels" 세션에서 구두 발표를 진행하였으며, 생체모방 고분자 젤의 구조 제어와 기능화 기술을 다루는 다양한 연사들의 발표를 청취하였다. 특히 첨단바이오 재료 연구, 인공근육 기반 바이오의료 소자, 신경재생 응용 등과 관련된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연구자들과의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향후 연구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2. 구두 발표
본 연구자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헬릭스 구조를 모사하여,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자가진동 하이드로젤을 개발한 연구를 발표하였다. 신체 근육의 계층적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헬릭스 형태의 하이드로젤이 winding(감김)과 unwinding(풀림) 운동을 반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핵심 전략은 고분자 네트워크 내에 그레디언트(gradient) 구조를 정밀하게 구현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등방적 팽윤(isotropic swelling)을 방향성 있는 수축 운동(directional contraction)으로 전환하여, 실제 자연계에서 찾을 수 있는 생체모방 거동을 구현하였다. 특히 UV 광중합 과정에서 UV 흡수제의 역할이 그레디언트 형성에 핵심적임을 강조하였으며, 청중으로부터 이 메커니즘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받았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헬릭스 하이드로젤은 자율 운동형 구동체로서, 신경복구 소자 및 조직재생 플랫폼으로 확장 가능하다. 발표 중 청중으로부터 실제 생체 내 적용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었으며, 현재 demonstration 연구 및 실험이 진행 중임을 공유하였다. 이 기술은 첨단바이오 의료소자뿐만 아니라 바이오로봇 플랫폼으로도 응용 가능하여, 첨단바이오 소재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3. 주요강연
1) 초음파 기반 하이드로젤 엔지니어링
세션: Bringing Order to Disordered Polymer Gels
연사: Jianyu Li (McGill University)
제목: Intrinsically disordered polypeptides as biomaterials for drug delivery
McGill University의 Jianyu Li 교수는 초음파(ultrasound)를 활용한 하이드로젤 엔지니어링의 최신 연구 성과를 발표하였다. 초음파는 임상에서 이미징, 치료, 약물전달에 널리 사용되는 비침습적 기술로, 기계적·열적 효과를 유도하여 하이드로젤의 물성과 기능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독특한 기회를 제공한다. Li 교수의 연구팀은 초음파를 이용하여 생체조직에 대한 접착력을 시공간적으로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 나노위스커 나노입자를 활용한 피로저항성 강력 접착, 초음파 캐비테이션 기반 개시제 없는 중합, 그리고 고농도 세포가 포함된 리빙 젤의 음향 교반을 통한 기계적 특성 및 구조 제어 등 네 가지 혁신적인 젤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특히 첨단바이오 분야에서 이 기술들은 수술 중 실시간 제어 가능한 생체접착제, 초음파 반응형 약물방출 플랫폼, 개시제 없는 생체적합 스캐폴드 제작, 빠르고 정밀한 세포 함유 구조체를 위한 3D 바이오프린팅, 균일하고 제어 가능한 세포 함유 하이드로젤을 이용한 재생의학 등으로 응용될 수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기존 화학적·광학적 접근법의 한계를 극복하고, 비침습적이며 생체적합성이 높은 차세대 바이오소재 플랫폼으로 발전할 잠재력을 지닌다. 본 연구자의 헬릭스 하이드로젤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으나, 초음파라는 물리적 도구가 하이드로젤 엔지니어링에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이는 향후 연구에서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2) 막 결합 특성이 구별되는 비시각성 어레스틴
세션: Biological
연사: Qiuyan Chen (Indiana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외제목: Distinct Membrane Binding Properties of the Two Non-visual Arrestins

어레스틴(arrestin)은 세포막 수용체의 신호전달을 조절하는 중요한 단백질이다. 본 연구에서는 arrestin-2와 arrestin-3이라는 두 가지 서브타입이 세포막과 결합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밝혔다. 극저온 전자현미경과 형광 분석을 통해 확인한 결과, arrestin-2는 특정 지질 분자(PI(4,5)P2)와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반면, arrestin-3은 음전하를 띤 지질과 주로 상호작용하였다. 흥미롭게도 지질막 단독으로는 어레스틴을 활성화하지 못하지만, 인산화된 수용체와 함께 작용할 때 시너지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막 결합 특성의 차이가 두 서브타입의 기능적 차이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임을 확인하였으며, 이는 세포 신호전달 조절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3) 분자 수준에서 포착된 후성유전학적 제어
세션: Biological, Epigenetic Advances
연사: Beat Fierz (Ecole polytechnique federale de Lausanne)
제목: Choreography of epigenetic control captured on the molecular level
후성유전학은 DNA 서열 변화 없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본 연구에서는 단일분자 이미징 기술과 화학생물학적 방법을 결합하여, 크로마틴(염색체를 구성하는 DNA-단백질 복합체)이 어떻게 조절되는지를 실시간으로 관찰하였다. 연구팀은 억제 복합체 PRC1이 크로마틴에 화학적 표지를 부착하는 과정을 직접 확인하였고, 전사인자가 조밀하게 압축된 크로마틴을 뚫고 들어가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메커니즘을 밝혔다. 특히 전사인자 Sox2에서 무질서한 구조를 가진 영역(IDRs)이 크로마틴 탐색과 결합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연구는 유전자 발현 조절의 분자적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하였다.

4. 포스터 세션
학회 기간 동안 Ground Level Exhibit Hall에서 진행된 다양한 포스터 세션을 관람하였으며, 특히 첨단바이오 분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여러 세션에 참여하였다. ANA013P(Emerging Microfluidic and Nano-Analytical Technologies for Biomarker Detection) 세션에서는 마이크로유체 및 나노분석 기술을 활용한 바이오마커 검출 기술이 소개되었으며, 유연 바이오칩 기반 miRNA 검출, 양자 액체 생검, 신경질환 바이오마커 식별 등의 연구를 통해 본 연구의 하이드로젤 플랫폼이 바이오센싱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ANA014P(Emerging Technologies for In Vitro Diagnostics Using Liquid Biopsies) 세션에서는 액체 생검을 이용한 체외 진단 기술, 암 유래 엑소좀 정량화, microRNA 검출, 화학내성 연구를 위한 마이크로유체 모델 등이 발표되어 진단 플랫폼으로서 스마트 소재의 응용 가능성을 시사하였다. BIO015P(Design of Functional Proteins, Peptides, and Peptidomimetics) 세션에서는 암세포 세포사멸 유도, 세포외소포 흡수 촉진, 인플루엔자 결합 펩타이드 등 기능성 단백질과 펩타이드 설계를 다루어 생체모방 소재와의 융합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었다. BIO016P(Engineering Biology and Biomanufacturing for Sustainability) 세션에서는 트리테르페노이드 생산, 폴리히드록시알카노에이트 생산 등 지속가능한 바이오제조 전략을 확인하였으며, BIO020P(Genetically-Encoded and Chemigenetic Tools for Analysis and Control of Biological Systems) 세션에서는 광유전학적 인슐린 신호 조절, 세포-세포 상호작용 시각화, 세포 내 액적 형성 조절 등의 연구를 통해 본 연구의 자극반응형 하이드로젤과의 접점을 발견하였다.

이 외에도 생체재료, 조직공학, 약물전달 시스템을 다루는 Biomaterials 관련 세션에서는 하이드로젤 기반 3D 바이오프린팅, 세포 캡슐화, 조직 재생 스캐폴드 등 본 연구의 직접적인 응용 분야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얻었다. 포스터 세션을 통해 다양한 신약 연구, 바이오센싱 플랫폼, 재생의학용 바이오소재, 약물전달 시스템 등 첨단바이오 분야의 최신 연구 동향을 폭넓게 확인할 수 있었으며, 특히 마이크로유체 기술과 스마트 소재의 융합, 자극반응형 시스템의 생의학적 응용에 관한 다수의 연구가 인상적이었다. 이는 본 연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였으며, 하이드로젤 기반 시스템이 단순한 재료 개발을 넘어 실제 의료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경로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5. 참가 총평 및 소회
Pacifichem 2025 참가는 본 연구자의 연구 방향을 재정립하고, 첨단바이오로봇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연구를 확장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구두 발표를 통해 국제 무대에서 본인의 연구를 소개하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연구자들로부터 예리한 질문과 건설적인 피드백을 받은 경험은 매우 귀중했다. 특히 UV absorber의 역할에 대한 질문은 연구의 핵심 메커니즘을 더욱 명확히 설명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게 해주었고, 신경복구 소자에 대한 질문은 현재 진행 중인 demonstration 연구의 중요성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이번 학회를 통해 기존에 연구 중인 하이드로젤이 첨단바이오로봇 분야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자가진동 헬릭스 하이드로젤이 자율운동형 소프트 로봇, 신경복구 소자, 약물전달 플랫폼, 바이오센싱 시스템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구체적인 비전을 확립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번 귀중한 학회 참가 기회를 제공해주신 KOBRA 첨단바이오 연구협력센터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첨단바이오 연구자로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학회명: Pacifichem 2025
■ 개최일: 2025.12.15 ~ 2025.12.20
■ 개최지: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 발표제목 : Self-oscillating helix showing amplified winding and unwinding motions
■ 작성자: 포항공과대학교 신소재공학과 박사후연구원 정태훈